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가리봉동(3)

* 창작공간/중편 - 가리봉동

by 여강 최재효 2011. 5. 30. 01:30

본문










                                                      









                    가리봉동




                                                                                                                                                                                          - 여강 최재효





                                                3


 대학입시에서 고배를 마신 재성은 절치부심하며 대학입시 공부에만 전념하

며 자신을 괴롭혔다. 실패원인은 수학이었다. 미분과 적분 부분에 약한 재성은

상반기 동안 수학에만 매달리다 시피 하였다. 영등포에서 종로까지 시내버스

를 타고 학원에 다니는 일은 쉽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준비해 주는 누이를 보며 재성은 늘 미안했다. 재성은

늦은 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 창밖을 보면서 화연이 또래 여

자들이 눈에 띄면 화연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 태워야 했다.


 졸업식장에도 나타나지 않은 화연이 에게 품었던 섭섭하고 야속했던 감정들

이 서서히 그리움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재성은 공부와 사랑이라는 틈바구니

속에서 몸부림쳐야 했다. 여름이 되면서 입시 공부에 지친 재성은 나태해지는

자신을 추스르기 위하여 머리를 삭발하기도 하였지만 화연이에 대한 그리움만

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계집애, 아무리 하늘이 두 쪽이 날지언정 나에게 전화 한통 없다니. 어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그동안 속삭인 밀어(蜜語)는 다 무엇인가? 연애감정에 빠져 마

음에도 없던 말을 함부로 했단 말인가? 아니야, 그럴리 없어. 화연이는 그럴 여

자가 아니야. 자존심이 너무 세고 아버지 죽음으로 인한 충격이 너무 커서 그랬

을 거야.


 이제는 그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을 만도 한데. 종로와 서울역, 노량진역

주변 입시학원을 다 뒤져보아도 화연이는 없어. 그렇다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

고 있단 말인가? 기복이 녀석 말로는 화연이도 재수를 할 거라고 하였는데……’ 


 재성은 학원이 여름에 3주간의 방학을 하는 동안 고향에 내려가 기복이를 만나

볼 계획이었다. 기복이는 고향에 있는 자동차 정비공장에 취직하여 정비사로 일

하며 자신의 미래를 가꿔나가고 있었다.


 재성이 고향에 내려간 날 저녁, 재성은 기복이 집을 찾았다. 뜻밖에 재성의 방문

에 기복은 무척 놀라워하며 재성을 주막거리로 잡아끌었다. 기복의 안색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무엇인가 자꾸만 숨기는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한참 대학입시 공부에 피치를 올려야 할 때 갑자기 웬일이니? 집엘 다 내려오

고?”
 기복이 담배에 불을 붙이며 건성으로 물었다.


 “나도 공부하느라 지쳤다. 우리 오늘 한잔하면서 이야기나 하자.” 


 재성이 기복이 잔에 탁주를 가득 부었다. 낯이 익은 주모는 연신 재성이를 힐끔

거리며 쳐다보았다. 건넛마을 최 씨네 막내아들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주모는

재성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니고 있는 줄로 알고 있었다.


 “너, 화연이 때문에 내려온 게로구나? 사람의 인연은 참으로 묘하고 묘한 거로

구나. 세상은 참으로 공평하지 못해. 그래서 세상인가 봐. 세상이 공평무사하다면

그건 세상이 아니라 천국이나 극락이겠지. 그래, 공부는 뜻한 대로 잘 되어가고

있는 거니? 근동에서 너에게 거는 기대가 참으로 컸었는데……”
 탁주 한 잔을 단숨에 비운 기복이 묻지도 않은 말을 꺼냈다.


 “네가 이제 귀신이 된 게로구나. 아니면 심미안(審美眼)을 가진 것 인지?”
 “재성아, 화연이는 이제 잊는 게 좋아. 너와 화연이는 가는 길이 달라.”
 담배꽁초를 맛있게 빨던 기복이 지나가는 말투로 한마디 내뱉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가는 길이 다르다니? 화연이도 대학입시 공부하는 중이 아

니야? 지난해 가을 화연이 아버지 돌아가시고 네가 그랬잖아. 화연이 재수를 생

각하고 있다고?”
 재성은 잔을 비우고 기복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 앤 재수 안 해. 직장에 다니는 걸로 알고 있어.”
 “너는 화연이하고 사촌간인데 마치 지나가는 사람 이야기처럼 말하는구나.”


 “나도 내 직장생활이 바빠서 작은 집에 갈 시간이 없어. 지난해 가을 작은 아버

지 돌아가시고 더욱 발길이 뜸해졌어.”
 기복은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기복아, 다른 말은 필요 없고 화연이 지금 어디 있니? 나에게 대학입시 공부도

중요하지만 화연이도 중요해. 아니지, 화연이가 내 인생보다 백배는 더 중요해.

정말이야. 제발, 제발 화연이 있는 데를 알려다오.”
 재성은 기복이 팔을 잡고 애걸하였으나 기복이는 입을 꾹 다물고만 있었다.


 ‘아, 이 녀석이 학교 다닐 때와는 전혀 딴판으로 변했네. 돈맛을 보더니 이렇게

변한 것인가? 아니면 화연이 에게 무슨 말 못할 일이라도 일어난 것인가? 왜 이리

이 녀석이 파리 잡아먹은 개구리 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나. 아, 답답해 죽겠어.’
 재성과 기복 사이에 긴 침묵이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아이고, 두 총각님들께서 어찌 꿀 먹은 벙어리처럼 서로 얼굴만 바라보고 있누?

어서 술도 마시고 내가 정성을 다해 만든 지짐이도 맛을 봐야지. 그런데 최 씨네

도련님은 대학에 잘 다니고 있는 거지유?.” 
 주모는 재성과 기복이 눈치를 보며 호들갑을 떨었다.


 “아, 네. 네. 그럼요. 대학교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재성이 얼굴이 벌게져서 건성으로 말하였다.


 “아버님께서 가끔 우리 집에 오시면 늘 학생 자랑에 침이 마르셨다우. 키도 훤칠

하고 얼굴도 귀공자처럼 잘생겨서 딸 가진 엄마들은 은근히 학생에게 신경을 쓰고

있지유.”
 주모는 시키지도 않은 두부 김치를 만들어 왔다.


 “아주머니, 이건 주문 안 했는데요?”
 “이건 내가 서비스하는 거에유. 나두 딸이 있잖아유 .”


 “……”
 “재성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너는 화연이를 잊고 공부에만 전념해야 해. 고향

에서 너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잘 알잖아.”
 기복이 재성이 잔에 탁주를 가득 따랐다.


 “기복아, 왜 자꾸만 화연이를 잊으라고 하는 거니? 화연이에게 혹시 무슨 말 못할

일이라도 생긴 거야?”


 “일은 무슨 일? 그 애는 서울서 잘 지내고 있어. 그러니 나중에 좋은 대학가면 만

나. 지금이 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 잖아. 중요한 시기에 그까짓 계

집애 때문에 네 인생을 망칠 수 없잖니.”
 기복이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기복아, 부탁이야. 나도 물론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걸 모

르는 바 아냐. 그러나 나는 재수생이기 전에 남자야. 공부는 공부고, 연애는 연애

야. 내 인생은 내가 잘 알아서 할 테니 너는 거기까지 신경 쓸 필요 없어.”
 재성이 목소리가 높아지자 기복은 묵묵히 술잔만 기울였다.


 “아유, 두 분이 아주 친한 걸로 아는 데 왜 싸워유? 자자, 내가 계란 후라이 부쳐

왔으니 이거 사이좋게 들고 싸우지 말아유.” 


 주모가 끼어들자 두 남자는 헛기침만 해댔다. 탁주 세 주전자가 비워지는 동안 기

복은 이렇다 할 이야기는 하지 않고 오로지 재성에게 공부만 열심히 하라는 말만

했다.


 “최 과장, 좀 쉬면서 이야기 하시게. 자, 한잔 들지.”
 쉬지도 않고 이야기 하는 재성이 측은했던지 박 과장은 이야기를 멈추게 했다.

천둥 번개까지 동반한 국지성 호우인지 비가 심하다할 정도로 쏟아지고 있었다.


 ‘우리가 몰래 데이트 하는 날이면 꼭 비가 내리고 천둥 번개가 쳤었지. 그 이후

부터 이상하게 비가 내리며 천둥 번개 치는 날은 화연이 생각이 너무 간절해. 지금

도 청주에 살고 있을까?’


 재성은 박 과장이 따른 잔을 단숨에 비웠다. 재성은 이미 먼 과거의 여인이 되어

버린 화연이 생각에 콧날이 시큰했다.


 “아니, 자네 지금 울고 있는 거야?”
 “울긴, 눈에 뭔가 들어가서 그래.”
 재성은 괜히 눈을 비비며 정말로 눈에 티가 들어간 것처 럼 행동했다.


 “내가 애들인 줄 아는군.”
 “아니래도. 봐봐, 눈이 벌겋게 충혈 되었잖아. 뭔가 들어가서 그래.” 


 재성은 손가락으로 눈꺼풀을 아래위로 벌리며 애써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
 “최 과장, 나도 여자들에 대하여 불만이 많아. 3년 전에 인터넷 친목단체에서 우연히 사십 초반의 미시를 만나 사랑을 한 적이 있었어. 우린 이틀이 멀다하고 만나 술잔을 부딪치고 러브호텔을 들락거렸지.


 그런데 그만 그 여인의 남편한테 꼬리가 밟힌 거야. 그날도 기분이 좀 이상하더라고. 나는 모텔로 들어가다 말고 누군가 미행하는 것 같아 그 여인하고 모텔에 들어갔다 그냥 나왔지. 만약 그날 나오지 않고 그 짓을 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없을 거야.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어.”
 박 과장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시늉을 하면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자네에게 그런 일이 있었군.”


 “여자는 십년이고 백년이고 죽자 사자 사랑했더라도 헤어지겠다고 마음먹으면 독부(毒婦)가 되어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고 하지. 순진한 남자들만 평생 멍에처럼 첫 여인을 잊지 못하고 끌어안고 살아가는 게 너무 측은해. 하지만 여자라고 다 모질게 행동하지 않아. 


 남자가 밉거나 자신이 기대했던 방향에서 점점 멀어지면 어느 날 갑자기 상의 한 마디 없이 이별을 통보해버리고 잠수를 타기 일쑤야. 그날 집에 돌아간 그 여인은 남편에게 죽도록 얻어맞고 각서까지 썼나봐. 한 달 후에 연락을 해보니 앞으로 전화를 하지 말라고 하더군. 자신은 나를 기억에서 삭제했다고.”

 박 과장은 씁쓸한 미소를 띠며 담배꽁초를 쪽쪽 빨아댔다.


 천둥 번개는 잠잠해졌지만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분위기가 이상하게 변하자 분위기 반전을 위하여 박 과장이 천천히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주점 안에는 다른 손님들이 없었다. 노래를 잘 하기로 사내(社內)에 소문이 난 박 과장이 윤연선이 히트시킨 ‘얼굴’을 불렀다. 재성은 두눈을 지그시 감고 박 과장의 노래를 음미하였다. 굵은 톤의 묵직한 성량(聲量)으로 불러도 그런대로 들을 만 했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내 마음 따라 피어나던 하얀 그때 꿈을 풀잎에 연 이슬처럼 빛나던 눈동자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얼굴을 부르고 또 부르기를 서너 번, 두 사내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비 내리는 날 밤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내들은 까맣게 잊은 채 옛 연인(戀人)을 그리워하는 남자들의 순진무구한 마음을 감히 누가 탓할 수 있을까. 노래를 마음껏 부르고 난 두사내는 서로의 잔에 탁주를 가득 부어 주었다. 주방에서 두 남자의 청승맞은 노래 타령에 넋을 잃고 바라보던 여주인은 식어버린 찌개를 다시 끓여 내왔다.


 “최 과장, 그래 그 이후로 어찌되었누? 기복이란 사람이 화연씨 소식을 전혀 알려주지도 않았으니 자넨 속을 엄청 끓였겠군.”


 “기복이는 그녀가 가리봉동에 살고 있다는 말만 할 뿐 그 이상의 어떤 것도 알려주지 않았어. 나는 그때 가리봉동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몰랐어. 이제는 가리봉동이란 지명이 내가 죽을 때 까지 잊을 수 없게 되었지만.”


 “술이 뱃속에서 데워져 슬슬 올라오고 있으니 정신 맑을 때 얼른이야기 해보세. 벌써 밤 열시가 다 되어가네.”

 박 과장이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면서 대화중에 전달된 문자메시지에 답신을 하자 재성도 아내에게 온 문자에 답장을 보냈다.


 “오늘은 내 사랑이야기를 다 못 들려줄 것 같네. 오늘은 1부만 하고 다음에 2부를 하는 게 어떤가?”

 아내에게 온 문자를 열어 본 재성은 자꾸만 아내의 예리한 시선이 신경 쓰였다.


 “이보시게 오늘 밤을 새는 일이 있어도 모두 들어야 해. 나는 소설책을 읽다가 한번 빠져들면 밤을 꼴딱 새우는 습성이 있어. 오늘밤은 자네가 쓴 애정소설을 읽고 있는 중이야. 그러니 딴 소리 말고 어서 하던 이야기나 마저 하시게. 자자, 우선 내잔 부터 받고.”
 박과장은 막무가내로 재성의 첫사랑 이야기를 요구하였다.


 “허, 그 사람 참. 알겠네. 내 초스피드로 이야기 함세. 그럼.”
 “자네 집에서 온 문자를 보더니 신경이 쓰이나 보네 그려? 그렇다고 대충 대충 이야기 하면 지금까지 한 이야기가 엉터리가 될 수있어. 긴장감이 이완 되거나 말이 엉키면 실패작이 될 수 있다고. 물론 명석한 두뇌를 가진 최 과장이 그런 우를 범하지는

않겠지만 말이야.”


 박 과장의 은근한 강요에 재성은 귀가가 늦더라도 이야기를 모두 해야 박 과장에게 시달리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였다.


 “나의 소중한 이야기를 함부로 입 밖에 내고 싶지 않으이. 그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야기 함세.”


“고맙네. 고마워. 오늘 자네 사랑 이야기 듣지 못하면 집에 가더라도 자꾸만 궁금해. 다음에 어찌 상황이 전개될지 말이야. 잘 생각했어. 자, 우선 목 좀 축이고 하던 이야기를 계속 하시게. 자자. 건배.”
 재성은 할 수 없이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박 과장은 다음에 어떤 굉장한 사건이라

도 기대하는 눈치였다. 


 재성은 이를 악물고 고생한 덕분에 재수(再修)한 결과가 좋아 당초 원했던 K대는 아니지만 비슷한 유명세를 자랑하는 S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대학교에 들어가자 10년 가뭄에 대우(大雨)를 만난듯 재성은 1년 재수하여 대학에 입학한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들로 산으로 놀려 다니기에 여념이 없었다. 서울 소재 여러 여자대학생들과 잦은 미팅으로 예쁜 여대생들을 만날 수 있었고 지난 1년의 시련을 보상받으려는 듯 먹고 마시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재성은 화연이 그리웠다. 마음속에서 화연을 지우려고 수백 번 독한 마음을 먹었으나 그때 뿐이었다. 화연이에 대한 그리움이 상사병으로 발전되는 것 같아 재성 자신도 걱정이 되었다. 고향에 내려가 다시 기복이를 만나 화연이 소식을 물었으나 이전과 같은 대답뿐이었다.


 “기복아, 화연이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거니?”


 “야야, 너 아직도 화연이니? 너 참으로 질긴 녀석이다. 이제 잊을 만하잖아. 그깟 계집애에게 목숨 걸지 마. 그 애는 가리봉동에서 잘 지내고 있어. 난 그거 밖에 몰라. 정말이야.”
 기복은 자작(自酌)하며 빨리 술에 취하려 하였다.


 “너, 무슨 일 있냐? 웬 술을 그리 급하게 마시니?”
 “오늘 술이 받는다. 붕우자원방래(朋友自遠方來) 불역낙호(不亦樂乎). 벗이

멀리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한가?”


 ‘아아, 친구라고 믿던 녀석이 나를 이리 힘들게 하다니. 저 녀석이 정말로 내 친구

맞나? 네 녀석이 화연이 소식을 알려주지 않으니 내 직접 찾아나서는 수밖에 없어.

나에게는 튼튼한 다리와 팔 그리고 머리가 있어. 화연이가 가리봉동이 아니라 그 어

디에 산다고하여도 나는 반드시 찾아내고 말겠어. 꼭 찾아낼 거야. 꼭.’ 


 재성은더 이상 기복이 에게 기대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어느덧 첫눈이 내리고

곧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재성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화연이를 반드

시 찾아내겠다고 결심하였다.





                                 -계속-



















'* 창작공간 > 중편 - 가리봉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리봉동(6)  (0) 2011.06.03
가리봉동(5)  (0) 2011.06.03
가리봉동(4)  (0) 2011.06.02
가리봉동(2)  (0) 2011.05.27
가리봉동(1)  (0) 2011.05.26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