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은 바람에 날리고
- 여강 최재효
신년 축하 불꽃 밤하늘 밝히는데
사람과 강산은 넋나간 듯 그대로 멈춰서 있네
해와 달은 서천으로 달음박질 치고
인걸(人傑)과 산천이 어찌 알 수 있으랴
정작, 한 순간도 쉬지 못하고 달려가는 이가
나와 그대인 것을
고장 난 죽마(竹馬) 담장 아래 버려져 있고
고우(故友)들 하나 둘
인사도 없이 천상 여행에 오르네
천지에 유년(幼年) 없는 것이 무엇인가
대웅전 앞 마당 늙은 벽오동 앙상한 가지에
한때 봉황이 둥지를 틀었거늘
별들도 매서운 북풍 두려워 몸을 감추고
산짐승 밤새 울부짖는데
눈꽃은 하릴없이 바람에 날리네
- 2019.1.1. [00:00] -
인천 Y 산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