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애월읍 유수암리 소재 홍윤애님 묘소
홍윤애
- 제주 열녀 홍윤애님을 그리며 -
- 여강 최재효
다정(多情)이 병이 된 까닭에
옥제(玉帝)의 노여움을 산 임은
머나먼 바다 한가운데 섬, 영주(瀛洲)에 잠시
귀양 온 천녀(天女)였습니다
삼세(三世)의 깊은 숙연으로 선랑(仙郞)을 보고
사랑의 씨앗까지 심었으며
악인(惡人)의 겁박을 발아래 둔 임은
탐라(耽羅) 정절의 붉은 깃발입니다
임의 천년 원루(寃淚)
지아비 벽혈(碧血) 촘촘히 스며든 묘비(墓碑)에
수줍은 석화(石花)로 피어나
설풍에도 시들지 않는 향기가 되었습니다
단장의 이별은 또 다른 선연(善緣)이 되었고
만인들 단심에 정문(旌門)을 남겼으며
백년이 천만번 흘러도 식지 않을
형두꽃 사랑을 피워내고 말았습니다
임께서 하늘 여인이기에 가능했던 한마디
“公之生在我一死”
천제(天帝)가 감동하여
원악도(遠惡島), 유배지에서 승천할 수 있었습니다
잡초 우거진 임의 벽총(碧塚)에
칠칠(七七)일 쌍루(雙淚)가 강물을 이룰 때
은하수 오작교 난간에
청사초롱이 서러운 밤을 환하게 밝히겠지요
- 창작일 : 2018.4.23. [14:45]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홍윤애님 묘에서
[주] 1.옥제-옥황상제(=천제) 2.영주-제주도 옛 별칭
3.선랑-홍윤애님이 사랑했던 유배객 조정철
4.탐라-제주도 옛 명칭 5. 정문-열녀문
6.형두(蘅杜)꽃-땅바닥에 붙어 피는 족두리 모양의 꽃
7.公之生在我一死 - “임의 목숨은 나의 죽음에 달렸다”
제주목사가 조정철에게 무고죄를 씌워 죽이려 하자
이 말을 남기고 자결함으로써 지아비 조정철을 구해냄.
8.악도-제주도 9.벽총-홍윤애님 묘 10.칠칠일-칠월 칠석
*홍윤애님은 1777.9 정조시해사건에 연루되어 제주도에
유배된 정헌 조정철님을 사랑하였고, 두분 사이에 딸도
두었습니다. 그러나 1781.3월 조정철님에게 구원(舊怨)이
있는 제주목사가 부임하자 목사는 조정철님을 죽이기 위한
모함을 자백하도록 홍윤애님을 고문하였으나, 끝까지 조정
철님을 변호하다가 자결함으로써 지아비를 살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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