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생(今生)의 변(1)
- 여강 최재효
살아있는 것인지 아닌지 무척 애매(曖昧)하다
보이는 것은 온통 암흑물질 뿐이라(03:30분)
아무리 눈을 비벼도 마찬가지여서
창 밖이 어떻게 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을 것 같다
내 집은 저 멀리 혹성에 있어 보일 듯 말듯
나는 지금 우주의 베가본드로 있다
수시로 돌덩이가 휙휙 귀를 스치며 도망치지만
나는 운명이려니 참고 있어야 한다
나는 정말로 세상이 두렵다(05:10분)
나의 하루가 여삼추(如三秋)보다 길어 보인다
블랙홀을 지나면 무엇이 있을 테지
과연 지난(持難)의 길을 통과하면 무엇이 있을까
나의 대변인으로 있는 그가 참말로 즐거워 보인다
그의 하루도 찰나(刹那)와 같을 테지
늘 이채(異彩)를 띤 그의 현란한 광속(光速)의 걸음들
진정한 흥락(興樂)과 거짓 극락(極樂)이 혼돈하다
저기 푸른 행성(行星)과 그의 식솔(食率)의 잔영
수억 년이 꿈결처럼 흘렀어도 늘 그 자리를 맴돈다
백년 행운(行雲)인 이 몸은(07:00분)
하루가 천년인 듯 천년이 영겁(永迲)인 듯 어지럽다
내가 두눈 감고 차가운 성간(星間)에 눕고
길게 한숨 쉬면서(BC/AD No Time)
그 동안 허깨비에게 시달려 빼앗긴 억울한 세월을
조용히 토해내 옛 소식 물으며 변(辯)하리니
- 창작일 : 2015.12.01.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