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看月(3)
- 여강 최재효
봄이 저만치 떠나가네
춘지春枝 사이로 반달이 흐르고
설풍雪風에 꽃잎마저 맥없이 흩어지나니
어디에 시선을 놓아야 할꼬
달뜨는 밤이면 생각이 많아서
밤새 뜰을 서성이며
옛 노래 불러보는데
이제는 기러기도 벗을 알아보지 못하네
여로旅路를 반쯤 지나니
살이 물러져 잔을 자주 들지 못함이여
주선酒仙이 본분을 버린다면
누가 새로운 노래를 불러줄까
내 소식 물어 올 사람도 없고
내 흉금胸襟을 내 보일 사람 조차 없으니
마음은 어린아이 같은데
거울 속에 낯익은 이인異人이 처량하네
- 창작일 : 2014.04.0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