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事 4
- 여강 최재효
동창東窓 봄꽃 가지에서
잠을 잊은 작은 새 한 쌍
천 백번 노래하고 또 하네
겨우내 음울하게 닫혀있던 격자창
활짝 열어젖히고
원망과 시름 가득한 시선視線
허공에 던지네
얼마 만에 입어보는 비단옷인가
잃어버린 미소를 기억해내곤
거울 앞을 떠나지 못하네
벚꽃 사이를 흐르던 반달
대작大爵할 벗이 변심했다며
슬며시 구름 속으로 들어가 버리곤
뒤돌아보지도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