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풍戀風
- 여강 최재효
산하에 봄물이 가득하고
꽃바람 부드러운데
청상靑孀 같던 조각달이 봄꽃과 어울리니
첫날밤 청상靑裳이로세
어둡고 질긴 겨울밤
봄바람에 조용히 물러가고
천상天上의 항아姮娥님 오시었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하지 못하네
목련꽃 고운 봄날 누이 가시고
진달래 흐드러진 날 옛임도 가시었는데
훈풍薰風에 실려
꽃보다 아름다운 새님이 오시었네
먼젓번 상월上月이 찬 서리 속에 있어
내내 가슴이 미어졌었지
꽃향기 지천으로 가득한 봄밤에
몽중인夢中人이 살포시 웃으시네
지난날은 세상일에 너무 귀가 엷었지
이제는 귀를 틀어막고
오로지 꽃님만 바라보면서
이 몸 꽃나무에 기대어 오래 있으려네
- 창작일 : 2013.04.13. 05:00
[주] 1. 戀風(사모할 연, 바람 풍)
2. 청상靑孀 - 젊은 과부(寡婦)
3. 청상靑裳 - 젊은 새색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