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情8
- 불국사 多寶塔을 보며 -
- 여강 최재효
대지의 녹슨 뼈는 늠름하게 솟아있고
백 년생 얼굴 쉴 새 없이 몸을 굽히네
언젠가 석탑이나 인골人骨은 무너지니
살아서 올리는 치성致誠이 제일이라
옛사람 재주 비범해 돌을 사랑하여
지극한 정성精誠이 천년을 살고
금인今人들 황금을 목숨보다 귀히 여겨
스스로 백년을 갉아먹고 있다네
요즘 인심人心 모이면 곧 흩어지니
아, 만심萬心에 어찌 뿌리가 있으리
고인古人들 고운 마음 돌에 아로새겨
천만세千萬世에 축원으로 남았다네
한 무더기 저 돌덩이 태산에 비하면
모래알 보다 작지만 임을 향한
여래如來의 뼈는 천년이 지나도록
따뜻한 온기는 식을 줄 모른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