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情7
- 토함산 石窟庵에서 -
- 여강 최재효
오리무중五里霧中 토함산을 기어오르네
허공에 녹수綠水가 언뜻언뜻 보이는데
저 곳이 임이 계시는 정토淨土인지
내가 사는 오탁악세五濁惡世가 아닌지
우중雨中에 산 중턱에서 사자후獅子吼들려
두 귀 쫑긋 세우고 앞만 보고 달리네
대웅大雄은 변함없는 미소로 반겨 주건만
소인小人은 차마 고개 들지 못하네
정처 없기는 세인世人 모두 같은데
천국에 갈듯 우둔했던 지난 과오過誤들
임 보러 진흙에 발자국 찍고 왔지만
하산下山할 때 뒤돌아보지 않으리
먼 옛날 천축天竺에서 서라벌에 오신 임
귀로歸路를 잊은 채 명상冥想에 들고
풍진風塵을 피해 잠시 산 속에 피신한 몸
합장合掌한 채 다시 돌아갈 곳 찾고
- 창작일 : 2012.8.30.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