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處
- 여강 최재효
홍진紅塵 한가운데
아무도 찾는 이 없는 텅 빈 요람搖籃
낮에는 매미들 자장가 부르고
밤에는 귀뚜라미 서럽게 우네
낯선 땅도 세월이 쌓이면
구면舊面 처럼 다가올 테고
행여, 승지勝地라면
봄 되면 꽃피고 나비도 돌아오리니
내사 꽃 달 오르거든
밤새 미주美酒로 대작하면서
행인行人에 속은 지난날을 가슴치고
허심虛心이 될 때까지 취하리
해 떨어지자 선공蟬公들 토혈吐血하고
실공蟋公은 목청을 가다듬는데
앞뜰에 가득 붉은 접시꽃잎에
빗방울 떨어져 하얗게 부서지네
- 창작일 : 2012.8.18. 18:00
[주] 空處(빌 공, 곳 처), 蟬公(매미 선, 공 공)
蟋公(귀뚜라미 실, 공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