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吟
- 인천 소래산에서 -
- 여강 최재효
맑은 하늘에 흰 구름 유유悠悠한데
황토에 갈색 안개 자욱하여
내가 사람인지 혹은
늦가을 허수아비인지 알 수 가 없어
마른 눈을 자꾸 비벼보네
산새들 짝을 지어 한가히 날고
분홍옷 남녀들 정답게 지나는데
한잔 술에 취한 사내
허공 보고 웃다
땅을 치며 한탄하네
본시 하나이거늘
둘은 부지불식간 착시일지니
달이 가고
무수한 별이 가고
뜨거웠던 여름 꽃들도 사라진 계절 끝에
하늘에 취한 사내
빈잔 들고 휘파람 부네
- 창작일 : 2011.11.20.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