毒心
- 여강 최재효
차가운 물에 얼굴 닦고
뜨거운 물로 가슴 적셔보아도
억울한 심사 떨칠 수 없어
늦은 밤 홀로 망월대望月臺에 오르네
벌써 만삭이 되었을 임은
삿된 기운에 막혀
여러날 암운暗雲 속에서 헤매고
뼈만 앙상한 소년은
상사相思에 이미 반쯤 무너져 내렸네
주야로 이어지는 두 임 숨바꼭질
계속되는 차가운 자작自酌
원망은 치유할 수 없는 속병이 되고
원루怨淚는 빗물에 섞여 소리 없이 흐르네
사람 흔적 찾아 볼 수 없어
캄캄한 산중에 풀벌레 소리만 들리고
저 아래 소래 포구 선창은
반디 불 처럼 가물거려
내가 산속에 있음을 알겠네
- 창작일 : 2011.7.13. 22:00
[주] 毒 - 독 독, 怨 - 원망할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