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롱베이(1)
- 여강 최재효
너희 삼천 병사들은 어찌하여
까마득한 세월이 흐르도록
서둘러 귀천歸天하지 못하고
발이 퉁퉁 붓도록
바다에 꼼짝않고 서서 묵묵부답인고
내 자세히 보니
천변만화 하는 손오공 심술도 아니고
천제天帝의 노여움도 아니며
조변석개 하는 인간의 간사함도 아닐 터
혹여, 못난 소년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더더욱 아닐 터
초록草綠은 동색同色이라는 말에
천하의 조짐을 보면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구나
조만간 너희 모두는
눈이 큰 어떤 소년의 사자후獅子吼에
죽음같은 잠에서 깨어
일시에 무적의 천군天軍이 되어
삼라森羅가 숨 죽이게 하리라
- 창작일 : 2011.5.6. 15:00
하노이 하롱베이에서
[주] 하롱베이는 3,000여개의 섬이 마치 사람처럼
바다 한가운데 서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