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花
- 여강 최재효
촉촉한 아침 나무에 우주가 열린다
빅뱅(Big Bang)이며
블랙홀(Black Hall)이며
깊이를 알 수 없는 봄밤의 자식들이
가지마다 불야성이다
서천계신 큰누이도
만년설 이고 계신 어머니도
백년 후 나의 손녀도
봄밤에 꽃물이 터지며 우주를 낳을 테지
유정有精이나
무정無精이나 때가 되면
억눌린 심사를 가눌 길 없어
꽃이라는 미명美名으로 대변하는 법
희끄무레한 창가
빗방울에 톡톡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
신천지가 열리는 소리
소녀의 초조初潮 알리는 소리
- 창작일 : 2011.4.3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