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無
- 여강 최재효
알량한 자존심이 그만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방랑의 조각배가 되고 말았습니다
서운함은 분노로 바뀌었고
원망은 어느새 그리움의 가시가 되었으며
갈망은 서러움으로 환원되면서
하늘을 동경하는 벗이 되었습니다
새들은 거침없이 날고
구름도 경계 없이 흐르는데
바위에 억눌린 여린 초심
이지러진 새벽달 오면
합장한 채 서서 허공을 飛翔합니다
살아 있어도 그렇지 않은 것이며
죽더라도 살아있는 것이며
너를 위한 일이라면
불속에 백만 번 들어갈 수 있을 테고
불속에서 다시 천만 번 되살아날 테고...
- 창작일 : 2008.01.30. 23:45
[주] 文無(문무) - 옛 사람들이 이별할 때 정표로 주고받던
약초. 당귀(當歸)라고도 함. 승검초 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