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 여강 최재효
너무 그리워할 것도
가슴 아파 할 것도 없나니
용감한 사내라면
천신(天神)이 낮잠을 자거나
해신(海神)이 멀리 외출한 날이면
멀리 너를 내 보낸 한라 어미는
손을 흔들며
늘 옷고름을 여미고 있느니
때로는 바람타고 들려오는
뭍의 절규를 듣기도 하고
가끔 갈매기가 알려주는 어미소식에
거친 파도에 자학하곤 했었을
반도의 향도(嚮導)
탐라의 기수(騎手)
네 몸이 거대한 포말에 휩싸이는 날이면
저 멀리 아우, 파랑도는
너를 향해 고개를 내밀곤 하지
네가 파도에 분산(分散)되는 한이 있어도
눈물을 보여서는 아니되리
부모를 잊어서도 아니되리
멀리 대양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는
아우 또한 결코 버려서도 아니되리
어미는 너를 믿는다
2006. 11. 22. 마라도에서
[주]파랑도 - 일명, 이어도. 마라도 남서쪽 149km
거리에 위치한섬으로, 제일 높은
부분은 해수면으로부터 약 5.4미터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암초임. 바다가 잔잔할때에는 볼수가 없고
폭풍우가 몰아치는등 해수면이 급격히(10미터이상)
요동칠때에만 볼수 있다. 우리나라는 1984년
5월 9일 이 섬을 탐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