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비
2006.04.20 by 여강 최재효
빈 잔
2006.04.18 by 여강 최재효
가 족
술 벗
2006.04.12 by 여강 최재효
꽃 비 - 여강 최재효 책임 못 질 일을 누가 또 저질렀는가 임 얼굴 보기도 전에 눈꽃으로 날리어 또 먼 기약을 해야 하다니 피기도 전에 지는 봄꽃의 심정을 저 무정한 바람은 알려나 꽃비가 내릴 때 마다 심연(心淵)에 멍울 멍울 맺히는 서러움은 촛농처럼 굳어 가는데 오늘은 새들조차도 소식이 없네 ..
* 창작공간/자작시 감상실 2 2006. 4. 20. 20:59
빈 잔 - 여강 최재효 방금 또 한 잔을 채웠습니다 파란 생각을 가득 채우기도 하고 붉은 포도주를 넘치게 따르기도 하면서 그때마다 잔을 세어 봅니다 반생(半生) 동안 채운 잔을 쌓으면 에베레스트 산보다 낮지 않을 듯 합니다 의지는 변함이 없습니다 물 한통도 담을 수 없는 뱃속에 이미 바다가 들어..
* 창작공간/자작시 감상실 2 2006. 4. 18. 08:50
가 족 - 여강 최재효 시간이 잠든 사각의 검은 돌에 두 세상으로 갈린 사람들 명패가 당당히 걸려 있다 심장이 뛸 때만 가족인 줄 알았다 차가운 돌 위에 새겨진 생사(生死)의 족보를 보고 숨이 멎은 뒤에도 가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안 것은 세상을 반쯤 걸어 온 요즘의 일이다 맨 위에서 오줌을 지리..
* 창작공간/자작시 감상실 2 2006. 4. 18. 00:47
술 벗 - 驪江 최재효 술 벗들은 고약한 버릇이 있다 내 삶이 자연스럽지 못 하거나 기분이 우울할 때 그들은 어김없이 누옥(陋屋)을 찾는다 자시(子時) 쯤, 비몽사몽간에 벗들이 유하주(流霞酒) 열 동이와 말린 기린 고기를 가져왔다 이적선(李謫仙)이 먼저 수작을 걸어 오고 황안거사(黃顔居士)가 슬쩍 ..
* 창작공간/자작시 감상실 2 2006. 4. 12.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