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仙은 어디에 있을까
- 여강 최재효
그대여, 세상 오묘한 이치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침에 편하게 대작하던 벗이 보이지 않네
어찌된 일인지 그대는 알고 있겠지
술잔을 부딪칠 때면
너와 나의 경계는 순간 모호해 졌지
술기운 떨어지면
누가 알까 서둘러 자리를 떠나곤 했다네
늙은 벗들은 조급한 시계를 훔쳐보고
얼굴을 바꾸는데
마음 내려놓은 사람들은 잔을 채우며
세상에서 가장 외롭다 불평하네
예전에 취하면 낮이 길다고 불평하고
지천명 지나니 밤이 짧다고 하소연하는데
밤낮의 구분이 어디 있었던가
다만 눈빛이 흐려진 것일 뿐
어떤 벗들은 철옹성을 간직하고 있으니
내 어찌 좋게 살았다 하리요
술이 천지에 넘치는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주선(酒仙)은 보이지 않네
- 창작일 : 2016.11.3. 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