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가는 길
- 여강 최재효
팔월 햇볕에 석인(石人)같은 내가 타고
신기루 속에서 세상이 타오르네
열기에 반쯤 녹은 금정산(金丼山)
그 아래 천년 가람이 백일몽처럼 서있네
부처는 알 듯 모를 듯 미소 짓는데
지전(紙錢) 몇 장에 넣고 복을 구걸하는 중생
뱃속에 불심이 있으니 나 역시 부처인 것을
부처가 대처의 잡인을 보고 배꼽을 잡네
하얀빛이 무수히 대웅전 뜰에 쌓이는데
돛대 없는 발걸음 공연히 서성이네
대전(大殿) 처마 밑 풍경은 스스로 울고
독경소리 창공으로 흩어지네
한걸음에 달려온 천릿길
누가 나를 이곳에 데려다 놓았는가
녹음 우거졌으니 매미는 왔을 테고
이목(耳目)에 때가 쌓여 나그네 제발로 왔는가
해는 서산에 가까운데 갈 길은 멀고
사방에 괴석이 많아 지름길도 없다네
험로를 뚫고 어렵게 범어사에 들었으니
어떤 법문(法門)을 얻어 갈 수 있을꼬
- 창작일 : 2015.8.5. 18:30
부산 금정산 범어사에서
[독경 -영인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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