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댕이 고考
- 여강 최재효
경기도 내륙 촌놈이 어찌 그 맛을 알수 있을까
네발달린 짐승만 총애하다가
우연히 무족無足의 육질肉質에 감탄한 뒤로
이제는 고우故友가 된 느낌이 들기도 한다네
자주 대하면 정이 들게 마련 아니던가
남들이 속이 없다고 아무리 욕을 하여도
감칠맛 나는 우정을 나는 차마 배신할 수 없어
겉만 보고 판단하려는 위험한 작태에
예전부터 우려하는 소리가 있기는 했었지
살신성인은 모두가 본받을 만 하다네
초장에 살짝 찍어 먹는 비책秘策을 알고 나서
비릿한 바다를 동경하게 되었고
내가 전생에 용궁에 살지 않았나 의심도 했었지
이제는 그 성스러운 이름만 들어도
파도치는 소리가 들리고 입안에 감로수가 고인다네
밴댕이 살점보다 못한 여느 전철前轍
타인들 눈 속에 투영된 초췌한 중년
한잔 술에 고소한 안주가 되면 천만다행이지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먹어가며
난도질로 만신창이가 되는 것 보다 낫거든
- 창작일 : 2014.7.20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