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인雨人(6)
- 여강 최재효
지난날 마신 먼지가 뱃속에 쌓였네
할 일을 모두 마치고 나면
바위가 된 홍진紅塵이
먼 길 가는데 이정표처럼 길게 늘어서리
저마다 서있을 자리가 있는데도
사람들 헛되이 멀리 가서
제 눈 가리고 엉뚱한 뿌리 내리는데
고갯길 넘으면 한숨소리만 들릴 뿐이네
믿었던 정인情人이 가고
그림자 같던 고우故友도 사라진 차가운 밤
낯선 집에 홀로 앉아
두 뺨에서 흘러내린 빗물을 잔에 담네
- 창작일 : 2013.08.02.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