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中 1
- 여강 최재효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놀라 일어나 앉네
귀신 깨어나는 시각이라
부적符籍을 손에 쥐고 창문 여니
반가워라, 만월滿月이 손을 흔드네
하얀 잔 두개 꺼내어 차향茶香 채우자
월객月客은 손을 가로 젓는데
투박한 잔에 탁주濁酒 가득 따르니
파안대소破顔大笑 하네
늘 우수憂愁에 젖은 지상 나그네 두뺨
월광月光 짙게 묻어 뽀얗게 빛나고
독거獨居는 객주로 바뀌어
밤늦도록 수작酬酌이어지네
겨울 외기러기 허공에서 울며 날고
짝 잃은 들짐승 눈밭 속에서 울부짖는데
사람이나 미물微物 짧은 한 생애
홀로 배회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
- 창작일 : 2012.12.27.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