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연습 2
- 여강 최재효
지천명을 조금 넘겼을 뿐인데
하루도 눈시울이 붉지 않으면 무의미하네
오리발 내밀던 그 뻔뻔함은
벌써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지
사내는 울면 안 되는 줄 알았지
고향에 망구望九의 어머님이 계시건만
타관의 불초不肖는
이미 어머님 보다 더 늙어 버렸네
약관에 소년은 하늘을 훔치려 하였고
한잔 술에 세상을 속이려들었지
저승 문턱 다녀온 이후로
취하는 일이 유일한 낙이 되었다네
춘화春花 땅에 떨어지던 어느 날
오랜 인연의 끈 풀어지고
토해내는 설편舌片 마다
난시亂時를 탓하는 누서淚書라네
- 창작일 : 2012.12.2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