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 雪
- 여강 최재효
매정하게 등 돌린 인연 대할 때 마다
흉중胸中에 검은 비가 내렸지
차라리 눈이 내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할 겨를도 없었지
별인別人의 가슴에 박은 대못
이인離人이 나에게 박아 놓은 말뚝
백년이 수백 번 흘러도 녹슬지 않을
비련悲戀의 깊은 상흔들
지금처럼 하늘에서 비가 내리거나
하얀 꽃이 오시는 날이면
상처가 심하게 덧나
급히 독배毒杯로 치유를 했야 했지
바람에 날리는 하얀꽃 속에서 피운
한 송이 사유思惟의 붉은꽃
오늘밤은 아까워 나 혼자 보지만
내일 낙화落花는 누구와 볼 수 있을까
- 창작일 : 2012.12.3. 20:30
[주] 落雪(떨어질 낙, 눈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