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水
- 여강 최재효
차가운 비 낙엽 진 고목 씻기고
포도鋪道에 발자국 지우고
가등街燈 희미한 골목 씻기는데
한세월 쌓인 내 수심은 지우지 못하네
저 지난 봄비에 비단이불 젖고
한여름 풍우는 자주 베개를 적셨는데
살을 에는 늦가을 밤비
여인旅人의 빈 잔을 채우게 하네
주마酒魔는 노래하자 하고
색마色魔는 붉은 혀 날름거리는데
병마病魔는 족쇄를 채우려 달려드니
누가 소년의 독야獨夜를 알아주리
두 번 실족失足에서
몸안에 기름기와 진액津液 모두 빠져
뼈만 남아 늦은 밤 홀로 읊조리니
인생백년 하룻밤에 반이 흐르네
- 창작일 : 2012.11.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