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주冷 酒
- 여강 최재효
창문 열면 저 멀리
겨울잠에 든 소래산이 들어오고
문을 닫고 앉아 있으면
가슴에 냉기冷氣만 쌓이네
초저녁부터 주선酒仙의 낙樂을 얻으려
빈 잔 잡고 서성거리다
함께 눈 맞출 벗 찾지 못해
홀로 주지酒池에 빠져
차가운 잔을 잡고 탄식하네
사람이 술을 만들고
그 술이 사람을 만들어 가는 불가사의
유년幼年부터 따뜻한 정을 찾아
사방으로 뛰었지만
지천명에 결국은 차가운 독작獨酌이네
이보시게, 그대는 알고 있는가
한 잔이면 입맛을 버리고
두 잔 이면 세상을 잊고
석 잔 이면 그대를 잊으며
주지에 몸을 담그면 무아無我라네
- 창작일 : 2011.12.17.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