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하는 재미
- 여강 최재효
풍어豊漁의 계절이 왔다
차가운 물살에 휩쓸릴까 두렵기도 하다
여름 내내 비책을 준비해왔지만
행여 눈물이 앞설까
밤이 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나의 하얀 쪽배에는 나침반이 없다
간밤에 긴 낚싯대를 드리운 채
대양을 넘어 은하수까지 갔다 왔다
무수한 고기들이 걸려들었지만
다시 자유를 주기로 했다
찬바람 불어오면 가면을 쓴 채
정처없는 배에 올라야 하다니
언제나 이 끝모를 항해가 행복하게 끝날까
예고 없이 흔들리는 낚싯대
갑자기 뛰어오르는 사유思惟들
손맛을 느끼면서도
멍하니 보고만 있어야 하는 답답함
뱃머리를 항구로 돌리면서
밤새 낚았던 시어詩語들을 풀어놓는다
- 창작일 : 2011.9.2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