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감자
- 여강 최재효
조심조심 껍질을 벗기네
어머님 육신 같고
아버님 피땀 같아
차마 입에 넣지 못하고 온기만 느끼네
이슬비 내리는 캄캄한 밤
벌초하고 돌아오는 막내아들 손에 쥐어 준
어머니 마음을
빙 둘러 앉아 음미하네
훗날, 지금처럼 할아버지 정성을
병아리 새끼들
오순도순 둘러앉아 재잘댈까
먹장구름 속 임
기척은 없지만
소래 바닷가를 몰래 엿보고 있겠지
차가운 남녘 하늘 바라보며
百年不肖
뜨거운 모성애를 조심조심 벗기네
- 창작일 : 2011.8.1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