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한 신상神象
- 여강 최재효
차마 눈을 뜰 수 없었다
차라리 전설 속에 살아 있있더라면
가슴이 미어지지 않았을 텐데
지옥의 나찰 같은 조련사 쇠꼬챙이에
신神의 육신은 갈가리 찢기고 있었다
달러 몇 장 주고 오른 신의 잔등에서
나는 숨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신이 사람을 잡아먹던 정당한 때가 있었다
사람이 신을 잡아먹는 21세기
사람이 사람을 먹고
사람이 개를 잡아먹고
개도 사람을 먹는다
신을 타고 성채城砦에 오른 송구함에
지폐 한 장을 더 주었다
여전히 인도의 하늘은 뜨거웠고
노예가 된 신들은
달러를 실어 나르느라 하늘도 볼 수 없었다
아, 가네쉬 차투르티여 !
당신의 절대 권력은 어디로 갔나이까
당신은 지금 사바에서 무엇을 하나이까
- 창작일 : 2010.9.24. 11:00
인도 자이푸르 암베르 성에서
[주] 가네쉬 차투르티(Ganesh Chatruthi) - 인도 힌두교
에서 인간의 몸에 코끼리 얼굴을 한 신(神)으로, 돈과
재물을 얻게 해 주는 신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