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傷
- 여강 최재효
두 여인과 봄동산에 오르니
꽃바람 더욱 향기롭네
서슬 퍼런 햇살에 홍화紅花는 녹아 내리고
음지에 백화白花는 수줍은 듯
고개를 반쯤 숙인 채 숨을 죽이네
중천에 앙상한 신월新月은
하얀 독기毒氣를 뿜어내며
이승에서 못다 불렀을
내 누이 사랑가를 대신 부르고 있네
하얀 꽃잎 한 송이
파란 머리에 얹어 주고
붉은 꽃 한 송이 입 맞추고
동혈同穴할 임에게 꽂아주었네
저 멀리 남녘하늘 아래
어머니 만년설萬年雪에
언제 달려가 붉은 꽃 꽂아드릴까
소쩍새는 낮부터 각혈하고 있는데......
- 창작일 : 2010.5.16. 18:30
[주] 傷 - 상처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