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매화나무
- 여강 최재효
어머니는 그날 이후
정당한 얼굴로
하늘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형은 고개를 중간 쯤 넘다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어머니는 아들과 동갑인
장독대 매화나무를
단 칼에 베어 버리고 벙어리가 되었다
다른 형제들 역시
서서히 실어증 환자를 닮아갔고
정기적으로 모여
그의 아까운 나이를 세어보곤 했다
여전히 그의 앞으로
다양한 소식들이 찾아들고
老母는 변함없이 큰 아들의 어머니로 통한다
고향 장독대 옆에는
이승의 어머니 자식들 수 만큼
매화나무들이 다정하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나무들은 전혀 어머니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2006. 10. 20 01:30
- 死後 신체기증한 큰형님 영전에 바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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