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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혈소군(3)

* 창작공간/단편 - 신혈소군

by 여강 최재효 2021. 5. 25. 22:21

본문

 

 

 

 

 

                              고려 제8대 황제, 현종(顯宗 : 재위 1009~1031). 불륜으로 태어나 황제가 되기

                              까지 수많은 죽음의 고비를 넘긴다. 본 단편 소설은 고려 최고의 성군(聖君)으로

                              꼽히는 대량원군 왕순(王詢)이 이모인 천추태후의 온갖 음해를 극복하고 황제가

                              되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작품화했다. 조선 시대 왕들은 잘 알려졌지만, 고려

                              시대 황제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부디 재미있게 감상하시기

                               바란다.

                                                                                                             - 여강 최재효

 

 

 

 

 

                                                            삼각산 진관사 일주문

 

 

 

                                          신혈소군(3)

 

 

 

                                                 3

 

 

천추태후가 내리는 다과를 가지고 신혈암을 찾았던 김상궁 일행은 밤늦게까지 머물다 그냥 환궁할 수밖에 없었다. 김상궁은 다과를 두고 가면서 진관에게 ‘태후의 명이니 대량원군이 돌아오면 반드시 다과를 들게 하라’고 했다. 궁인들이 떠나자 수미단 아래에 은신하고 있던 대량원군은 밖으로 나와 천추태후가 보낸 다과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겉보기에는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고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이 침이 넘어갈 정도였다. 진관은 꺼림칙한 마음에 대량원군에게 절대로 다과를 맛보면 안 된다고 말하고 경보를 시켜 암자 뒤에 묻어 버리라고 했다. 다음날 경보는 암자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고급 음식이라 진관 몰래 한입 베어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진관이 절대로 손대지 말고 버리라고 한 지시를 어길 수 없었다.

 

경보가 다과를 땅에 묻지 않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과를 쌌던 보자기를 풀어 놓으니 곧 까마귀 떼와 산짐승들이 몰려들어 다과를 먹기 시작했다. 산짐승들은 산과 계곡에 눈이 쌓여 오래 굶주린 상태였다. 잠시 후 산짐승들이 울부짖으며 피를 토하고 쓰러지고 까마귀들 역시 허공을 날다가 떨어졌다. 경보가 놀라 진관에게 달려갔다.

 

“스님, 크, 큰일 났습니다.”

“왜 그러느냐?”

 

경보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진관과 대량원군이 암자 뒤로 달려갔다. 수십여 마리의 덩저리가 작은 짐승들과 까마귀들이 피를 토한 채 계곡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 참혹한 광경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세 사람은 충격을 받고 한동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겨우 정신을 수습한 진관이 소리쳤다.

 

“이 녀석아, 그 음식을 땅에 묻어 버리라고 했더니 왜 풀어놓아서 멀쩡한 산짐승들과 새들을 죽게 했느냐? 네 녀석은 이 암자에 기거할 필요가 없다. 당장 하산하거라.”

“스님, 잘못했습니다.”

 

어린 경보가 불같이 화를 내는 진관에게 싹싹 빌었지만, 진관은 노여움을 풀지 않았다. 두 사람을 씁쓸한 얼굴로 말없이 바라보던 대량원군이 경보를 야단치는 진관을 말렸다.

 

“대사님, 이 사람 대신 미물들이 죽었습니다. 경보 스님을 너무 심하게 나무라지 마세요. 저는 이미 예상했던 일입니다. 천추태후의 악랄함이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입니다. 대사님께서 저를 구하셨습니다.”

 

“원군은 고려 만백성의 희망입니다. 어떠한 역경이라도 이겨내셔야 합니다. 천추태후가 독이 든 다과를 보낸 것은 원군을 해치고 당신의 아들로 고려왕조를 찬탈하고자 함입니다. 당신께서도 태조의 핏줄이거늘 어째서 왕씨의 나라를 김치양의 나라로 만들지 못해 혈안이 되었는지 소승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천추태후는 원군의 친 이모가 아닙니까?”

진관은 고려 황실의 복잡 다단한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했다.

 

“대사님, 천추태후는 저를 낳아주신 헌정왕후의 친언니이십니다. 이 몸이나 김은이나 모두 불륜의 씨앗입니다. 어쩌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들이지요. 하지만 이 몸을 낳으신 아버지와 어머니는 태조 왕건 할아버님의 아드님이시고 손녀였습니다. 그에 반해 김은(金銀)에게는 천추태후와 역적 김치양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천추태후는 현재 황제 폐하의 옥체가 미령하시니 저를 제거하고 김은을 황제에 앉히려 합니다.”

 

“무서운 여인입니다. 장차 고려 황실에 피바람이 불 것 같습니다. 원군께서는 옥체를 보전하셔야 합니다. 현재 고려 황실의 황제 계승 서열 수위(首位)는 누가 뭐래도 원군이십니다. 절대로 김씨의 불결한 씨앗이 고려 황제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소승이 목숨을 걸고 원군을 보호하겠습니다.”

진관이 대량원군에게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었다.

 

“저도 원군을 지키겠습니다.”

“대사님, 경보 스님, 고맙습니다. 두 분의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또 한 번의 위기를 넘긴 대량원군은 이모 천추태후의 악독한 소행에 치를 떨었다. 대량원군이 어머니를 여의고 홀로 궁궐에서 기거할 때는 한없이 자애로운 이모였다. 그러나 성종 임금이 승하하고 천추태후의 아들 왕송(王誦)이 황제가 되면서 사정이 변하고 말았다.

 

천추태후는 귀양 가 있던 김치양을 궁궐로 불러들여 고위직 벼슬을 주고 다시 불륜의 꽃을 피우면서 그들 사이에서 김은이 태어난 것이었다. 대량원군은 착잡한 심사를 날려 버릴 겸 경보와 삼각산을 올랐다. 멀리 *남경 일대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산 중턱을 휘감고 흘러가는 차가운 구름을 보고 즉흥적으로 시 한 수를 지어 읊었다.

 

 

一條流出白雲峯(일조유출백운봉) 萬里滄溟去路通(만리창명거로통)

莫道潺溪巖下在(막도잔계암하재) 不多時日到龍宮(부다시일도용궁)

 

백운봉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한줄기의 물은

만 리 먼 푸른 바다로 흘러가는구나

바위 아래 물이 약하다고 폄하지 말라

용궁에 가 닿을 날도 눈앞에 다가왔으니

 

 

계수(溪水)라는 이 시는 대량원군이 아버지 왕욱(王郁)과 사수현에 있을 때 지은 소사시(小蛇詩)와 내용이 비슷했다. 계수에도 대량원군은 머지않아 자신이 고려의 황제가 되겠다고 하는 의지가 투영되어 있었다. 그는 암살의 위협 속에서도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반드시 악의 씨앗들을 처단할 것을 다짐했다.

 

왕순은 대량원군에 봉해지기 전에 경상도 사수의 배방사(排房寺)에 십 년간 기거하였다. 성종 임금에 의해 조카인 헌정왕후와 사통한 왕욱은 경상도 사수현(泗水縣) 남쪽 땅 귀룡동(歸龍洞)에서 귀양 생활을 하고 있었다. 성종은 어느 날 두 살배기 왕순이 자신에게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궁궐에서 부모 없이 지내는 왕순이 불쌍하여 보모를 딸려 사수현의 배방사로 내려 보냈다.

 

사수현 귀룡동에서 쓸쓸히 유배 생활을 하고 있던 왕욱에게는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아들을 볼 수 있게 되니 그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십 리 길을 걸어 아들을 보러 배방사로 향했다. 그러나 부자 상봉의 즐거움도 잠시였다. 아들과 상봉한 지 4년 만에 왕욱이 그만 병사한 것이었다.

 

아버지가 사망하고 나서도 왕순은 보모와 사수에서 지내야 했다. 개경의 황실 사람들에게 왕순은 잊혀진 인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왕순이 열두 살 되던 해에 현재의 황제는 왕순에게 대량원군이라는 봉호(封號)를 부여하고 개경 궁성에서 살게 되었다.

 

대량원군이 비록 부모 형제는 없으나 궁궐에서 잘 적응하며 지냈다. 자식이 없는 황제는 대량원군을 친 아들처럼 돌보았다, 대량원군이 현명하고 행동 또한 점잖고 모난 데 없자 황제와 조정 중신들은 그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궁성과 개경 저잣거리에서도 대량원군이 학문에도 열의를 보이며 행동도 군자(君子)와 다를 바 없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중신들뿐만 아니라 의식 있는 양반들은 대량원군이 태조 왕건의 유일한 손자로 병약한 황제가 붕어하면 고려의 황제에 올라야 한다고 떠들고 다녔다. 이에 불안을 느낀 천추태후와 김치양은 자신들의 아들을 황제로 세우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김상궁, 너도 역시 쓸데없는 식충이로구나. 내가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는데도 그냥 돌아오면 어쩌자는 것이야? 신혈소군이 다과를 먹고 죽어 자빠지는 꼴을 보고 왔어야지.”

천추태후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태후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신혈암에 갔다가 당일 안으로 돌아오라고 하시기에 할 수 없이 귀궁했사옵니다.”

김상궁이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저런, 그 말뜻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끝장을 보고 빨리 오라는 뜻이었다. 내가 너를 잘못 본 모양이다.”

 

김치양이 보낸 자객에 이어 김상궁도 신혈암에 갔다가 별무소득으로 끝나자 천추태후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생각 같아서는 군사들을 대동하고 당장 신혈암으로 달려가 대량원군의 목을 치고 싶었다. 천추태후와 김치양은 대량원군을 살해하기 위한 또 다른 음모를 꾸미기로 했다.

 

[선휘판관 황보유의(皇甫兪義)는 낭장 문연(文演)등과 함께 신혈암으로 가서 대량원군을 모셔오도록 하라. 전중감 이주정(李周禎)을 서북면 도순검부사에 임명하니 즉시 서경으로 달려가 임무를 다하라. 서북면 도순검사로 서경에 주둔하고 있는 강조(康兆)로 하여금 군사를 이끌고 개경으로 와서 도성을 방어하고 황실을 보호하도록 하라.]

 

외척 김치양과 사련(邪戀)에 빠져 고려왕조를 망가트리려는 어머니 천추태후의 망동에 황제는 채충순과 최항을 불러 여러 번의 논의를 한 끝에 일련의 방책을 마련하였다. 전중감 이주정은 김치양의 핵심 심복이었다. 황제는 그를 서경으로 보내 김치양의 세력을 약화시키려 했다. 황제의 명이 떨어지자 개경 궁성을 비롯한 개경 저잣거리는 뒤숭숭했다. 곧 나라에 전란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았다.

 

천추태후와 김치양은 조정의 분위기가 자신들이 의도한 것과는 반대로 흘러가자 몹시 당황하였다. 황제의 명을 받은 황보유의와 문연은 군사를 이끌고 신혈사로 향했고 강조에게도 황제의 밀지가 전해졌다. 고려의 정국은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오리무중 속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나라님이 김치양 일파를 축출하고 대량원군에게 다음 황위를 잇게 하려고 한 대요.”

“김치양 일파가 반란을 일으킬까봐 강조를 개경으로 불렀대요.”

“강조도 야망이 큰 자로 알려졌다. 천추태후와 김치양 일당을 막으려다 잘못하면 강씨의 나라가 될 수도 있을 텐데…….”

 

“천추태후는 참으로 멍청한 여인이야. 본인도 태조 왕건의 손녀인데 어째서 김씨에게 나라를 바치지 못해 안달이란 말인가? 며칠 전에는 김치양이 신혈사로 자객을 보내 대량원군을 죽이려다 실패했대요.”

 

“참으로 말세일세. 한 여인으로 인해 나라가 거덜 나게 되었어. 지금 같은 안개 정국에는 대량원군이 해답일세. 속히 원군이 황제가 되어 휘청대는 고려를 바로 세워야 하네.”

 

개경 저잣거리에서는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천추태후의 악행을 입에 올렸다. 개경 백성들도 천추태후의 악행을 훤히 알고 있었다. 백성들 대부분은 대량원군이 속히 황제가 되기를 원했다. 황제는 유충정과 채충순 등에게 천추태후와 김치양 일파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케 했다. 황제는 천추태후와 모자지간이지만 대량원군의 서신을 받은 뒤로는 천추태후와 일체의 왕래를 단절하였다.

 

“나는 황궁에서 나온 선휘판관 황보유의입니다. 지엄하신 황제 폐하의 명으로 대량원군을 모시러 왔습니다.”

황보유의와 낭장 문연, 이성언(李成彦), 고적(高積) 등이 해가 중천에 오를 즈음 군사를 이끌고 신혈암에 도착했다.

 

“나무아미타불. 어서 오십시오. 원군께서는 출타 중입니다.”

진관이 정중하게 황보유의 일행을 맞았다.

 

“원군께서 사방이 눈구덩이인데 어디를 가셨단 말이오?”

“소승도 원군께서 어디를 가셨는지 알지 못합니다. 워낙 자유분방한 성격이시라 산으로 가셨는지 아니면 초야를 둘러보시러 가셨는지 알 수 없습니다. 기다려 보시지요.”

진관이 대충 둘러댔다.

 

“대사님, 나는 황제 폐하께서 은밀히 보낸 밀사란 말이오. 나를 의심하지 마시오. 원군을 모시고 속히 환궁해야 합니다. 지엄한 황명(皇命)이오.”

황보유의가 진관에게 황명임을 힘주어 말했다.

 

‘이자들을 믿을 수 없다. 원군을 이 자들에게 인계하면 죽음을 맞을 수도 있다. 황제가 진짜로 특사를 보내올 때까지 원군을 보호해야 한다.’

 

진관은 황보유의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그는 둥글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얼굴이었다. 그의 모습에서 사악함이나 뇌꼴스러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속단할 수 없었다.

 

“소승은 정말로 원군께서 어디로 가셨는지 알지 못합니다. 소승이 산속으로 들어가 원군을 찾아보겠습니다.”

 

황보유의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진관은 황보유의를 처음 대하는지라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며칠 전 새벽에는 자객이 들었고 다음 날에는 천추태후가 보낸 김상궁이 다녀간 상태라 진관의 의심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는 잔뜩 긴장한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황제의 특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관도 밖의 소식을 수시로 듣고 있는 터라 조만간 황제가 특사를 보낼 수도 있으리라 추측하고 있었다. 진관은 황보유의 말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

 

“이보시오 대사, 우리는 황제 폐하께서 대량원군의 안전을 위해 직접 모셔오라는 명을 받고 왔단 말이오. 어서 대량원군께 안내하시오,”

꺽지게 생긴 문연이 소리쳤으나 진관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문낭장, 기다려 봅시다. 날이 어두워지면 돌아오시겠지요.”

 

황보유의 일행은 대량원군을 기다리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성질 급한 문연이 함께 온 군관 이성언 등과 대량원군을 찾아보겠다며 군사들을 이끌고 산속으로 들어갔다. 진관은 황보유의 일행이 정말로 황제의 명을 받고 대량원군을 모시러 온 것인지 알 수 없어 답답했다. 그렇다고 법당 아래 숨어 있는 대량원군을 데리고 나와 대면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진관이 경보에게 귓속말로 무엇인가 지시하였다.

 

“황제 폐하께서 나에게 군사를 이끌고 개경으로 와서 도성을 수비하고 황실을 지키라고 하셨는데 도성에 무슨 변고라도 난 게요?”

강조가 황제의 밀서를 가지고 온 전령에게 물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천추태후와 김치양 일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내가 내일 군사를 이끌고 개경으로 갈 테니, 그대는 속히 개경으로 돌아가 폐하께 그리 아뢰시오.”

 

강조도 김치양과 천추태후가 대량원군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강조는 병약한 황제가 승하하면 대량원군이 보위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강조는 그들이 대량원군을 죽이려고 자객을 보내고 김상궁 편에 독이 든 다과를 전달한 사실 등을 자세히 알지 못했다. 강조는 즉시 참모들을 불러 황제가 보낸 밀지(密旨)의 내용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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