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情 3
- 여강 최재효
그대, 사랑의 찬가讚歌를 부르고 있나요
땅속에서 들려오는 조종弔鐘 소리가 들리죠
요람에서 요령 흔드는 소리가 아닐 거에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영가靈歌도 불러 봐요
노을이 무심히 부서지는 서쪽 하늘 아래
주인 없는 무덤에 트럼펫 소리도 좋고
붉은 진달래꽃 좁은 산길에 흩어진 봄날
내 큰 누이 별리別離의 선소리도 좋아요
그대, 이제 강 건너 북쪽 하늘가에 있고
나는 단신單身으로 간두竿頭에 선 걸요
한여름 밤의 꿈은 이제 꿈도 아니에요
별똥별이 비수를 겨누고 나에게 달려와요
백 년 전을 추억해 보면 상상이 갈 거예요
남남이 된 슬픈 업연業緣은 버려야 해요
천년 후, 재회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어요
들어보세요, 땅속에서 들려오는 저 소리를
- 창작일 : 2012.8.27.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