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상(2)
- 여강 최재효
이른 아침 남자가 제 생일상을 차리네
어려서 어머님 등골로 만든 상을 받았고
둥지를 틀고서 이성異姓의 겸상을 받았지
이젠 아련한 꿈 속 이야기가 되었지만
아이들이 차려준 조촐한 저녁상
서로 눈치만 보며 빈 젓가락만 부산하네
밥 대신 한숨으로 배를 채우는 사내
헛배 부른 아이들
일년에 한번 차리는 행복한 상
평생 처음 받는 무거운 상
사람 한 평생은 밥상의 연속이라지
텅 빈 진수성찬이 무슨 의미있일까
풍우風雨에도 함께하자던
소녀의 맹약은 몰래 금송아지 키우다
이내 공염불 되었고
회색머리 소년은 뒤늦게 소를 찾아나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