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 여강 최재효
아내여, 당신의 손때 묻은
밥상이 그립소
세끼는 아닐지라도
하루, 단 한번의 빈 밥상도 좋다오
해가 져도 돌아오지 않는 아내여
내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
또 그 어머니의 어머니는
천둥 번개 보다
밥상을 가장 무서워하였다 하오
날개를 단 딸이여
무적의 전사戰士가 된 아내여
수탉은 이제 동이 터도 울지 않소
청구靑邱에 무수했던 제국은
사내가 다스렸고
사내는 아내가 다독였으며
아내는 조왕할망이 보살폈다오
아, 가시고기가 된 21세기 아내여
- 창작일 : 2010.1.1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