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블루스
- 여강 최재효
나는 블루스를 원하지 않았다
초로初老가 된다고 하여도
닐리리 장단이 아닌
눈 맑은 소년의 소야곡을 부르고 싶었다
원치도 않은 차가운 손님이
밤을 적시며 블루스를 강요한다
불청객이 거짓말처럼 물러간 뒤
세상 중간 쯤 선 소년은
한층 더 붉게 멍든 나뭇닢을 주우며
전설이 되어버린
그때의 소야곡을 조용히 되새기리라
그녀가 아리랑 고개를 넘자
동정童貞을 창녀에게 팔아버린 죄로
소년은 지금도
가을 하늘을 똑바로 보지 못한다
소년은 처음부터
가을 블루스를 부르고 싶지 않았다
- 창작일 : 2008.09.22. 21:45
님인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