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공간/자작시 감상실 1
어떤 삶
여강 최재효
2006. 4. 29. 22:10
어떤 삶
- 驪江 최재효
전생(轉生)에 풀지 못할 매듭을
되풀이 하는 물레
마치 남풍불면 진달래 오고
서리 내리면 기러기 노을을 수놓는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어서 찾아 봐야지
이번 정거장은 별로 였어
태산 같은 짐을 버리고
저 푸르디푸른 허공을 훨훨 날아
혹시 있을지 모를
그런 곳으로 어서 서둘러 가야지
늘 아침 밥 짓는 연기 싱싱한 그런
미명(微明)이 새벽 창가에 드리우며
새들이 날아와 품에 안기고
꽃들과 함께 노래하는
늘 봄날을 구가(謳歌)하는
결코 꿈이 아닌, 그런 곳
여기는 아무리 찾아봐도 볼 수 없는
한 세월 김칫국만 맛보다가
태풍에 쫓겨
초겨울 양지바른 툇마루에 앉아 조는
병든 병아리 같은
전력(前歷)이 화려한 어떤 삶
2006. 4. 2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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