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 최재효 2006. 5. 19. 00:19
      - 여강 최재효 해는 달에게 달은 별에게 서로의 어깨를 비빕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저에게 몸을 주셨고 임은 영혼을 주셨습니다 오늘도 저는 제 육신과 정신의 본분을 잊고 독점(獨占)을 했습니다 제가 두 눈으로 꽃과 나무를 보며 기분 좋아 할 때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이가 있다는 사실과 제가 즐거운 소리를 듣고 박수치며 좋아 할 때 아무것도 들을 수 없는 이가 같은 하늘아래 존재한다는 사실을 요즘 들어 자주 망각하곤 합니다 내가 지금 이 시각 심장이 뛰고 육신이 멀쩡하게 존재하는 것은 아득한 과거의 나와 머언 미래의 나에게 반드시 갚아야 할 빚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가 보고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음울한 뒷골목에서 빛과 소리를 잃은 그들의 몫 까지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내가 이 세상에 나온 이유는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다 어느 날 바람처럼 돌아가기 위함이겠는지요 해가 할 일을 밤에는 달이 해주고 달이 해야 할 일을 달 없는 밤 별들이 대신 해주듯이 나는 그 누구의 몫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도 임이 주신 의무를 망각하고 혼자 잘난 체 하다 12시가 되었습니다 차라리 눈과 귀가 없으면 좋을 뻔 했습니다 2005. 11. 23. 22:35 _()_ 늘 고운 날 되시고 항상 건강/ 행복 하소서 님의 평안 위하여 기도 드리겠습니다 여강 최재효 드림
출처 : 요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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