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 최재효 2006. 5. 19. 00:02
        
        꽃 눈
        
                               - 여강 최재효
        봄물 오른 나뭇가지 사이를 
        성난 바람이 누빌 때마다
        꽃눈이 아우성으로 내리지만 
        오래도록 녹지 않네
        먼 곳, 아들 기다리고 계실
        남녘 어머니 머리에도
        저 눈, 소복이 쌓여
        분명 봄 처녀 되었으리 
        꽃구름 아래 발길 닿으니
        눈꽃송이 다투어 
        시름속 얼굴에 내려 앉아
        게으른 춘심(春心) 깨우려 하네
        소쩍새는 무슨 일로 저리 우는지 
        진달래 화전(花煎)붙여
        봄 처녀 고이 모셔놓고 
        새벽 별 잠들 때까지
        조용히 수작(酬酌)하고 싶어라
        예의없는 아침이 달려와
        분홍 잔설(殘雪) 모두 녹이기 전에
        2006. 4. 22. 00:40
         
출처 : 용주사
글쓴이 : 최재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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