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천가
북천가(北天歌)
- 여강 최재효
하얀 집 문전(門前)에 설 때 마다 북성(北星)을 살피네
귀한 손자 탯줄 끊을 때 할머님도 유심히 살피셨고
금쪽같은 아들 기로에 섰을 때 어머님도 그리하셨네
뼈대 굵은 가문에 묵인의 전통 되어버린 치성(致誠)
일곱 제왕들 항시 지상을 굽어보며 손가락을 헤아리지
나의 명부(名簿) 이미 요광절명궁(瑤光絶命宮)에 있네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장사도 한여름 모기 같고
화수분 가진 장자(長者)도 하루살이와 다를 바 없네
거문성군(巨門星君) 두 손에 생명과 재물 쥐고 있나니
천근같은 환의(患衣) 걸치고 나 홀로 서글퍼 하는데
이 또한 수심 많은 자가 겪어야 하는 바가 아닐진저
그 날까지 견디다 보면 녹존성(祿存星)이 나투실 테지
세상, 산해진미와 미색(美色)을 통해 존재를 확인하듯
빈손 나그네 동록(銅綠) 피어난 글자로 허기를 면하니
탐랑성군(貪狼星君) 자비심 차마 외면하지 않으시리
나라에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앗이 따로 있음이여
만대에 걸쳐 피땀이 없을진대 천지가 어찌 감응하리
비단옷 사람들 무곡성군(舞曲星君) 눈을 맞추시라
밤마다 대천(戴天)의 별들이 그대 창가에 내려앉네
사람들 곁에 천군(天君)을 두고 귀신에게 의지하니
염정성군(廉貞星君) 말 없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네
하늘의 절대 권력자 천권유혼궁(天權遊魂宮)이시여
혼탁했던 천상에서 정성들여 평온을 되찾았으니
금수강산에 탄식과 저주의 노래를 멈추게 하시라
- 창작일 : 2019. 1. 9. [22:00]
[주] 북두칠성은 별마다 고유의 역할이 있어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