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애 전 상서(1)
제주시 홍랑로 - 홍윤애 묘터 표지석
홍윤애 전 상서(1)
- 여강 최재효
임 떠난 자리에 연리지가 되지 못한 채
쓸쓸한 왕벚나무 한 그루
객지 나그네 인사에도 묵묵부답인데
봄비에 녹의(綠衣)는 오히려 화사합니다
임의 체온 식었지만 잔혼(殘魂)은 남아
오석(烏石)이 대신하는데
오고가는 무심한 발걸음, 발걸음
저들은 사랑의 화신(化神)을 알고나 있는지
임께서 유택에 들던 초 여름날 새벽
초막 속 지아비는 숨을 죽이고
애간장 녹이는 해로성(薤露聲)에
갈가리 찢어지는 가슴을 움켜잡아야 했습니다
요사(夭死)는 한 알 꽃씨가 되어
봄이 되면 이곳 원악도에
붉은 꽃비로 내리니 사람들은
임을 그리며 사랑가를 읊조리고 있답니다
여름 되면 매미들 밤낮 진혼곡을 부르고
차가운 달빛에 젖은 외기러기 날아들어
미완의 사랑을 찾아
밤새도록 백록담 하늘 위를 빙빙 맴돈답니다
- 창작일 : 2018.4.22. [14:30]
제주시 삼도1동300-64 홍윤애(洪允愛) 무덤 터에서
[주] 1) 홍윤애는 조선 영, 정조때 제주 여인이다. 한양 유배객 조정철을 사랑
했던 홍윤애는 조정철을 도왔다는 이유로 제주목사의 가혹한 고문 끝에
1781년 5월에 사망하고 이곳에 묻힌다. 1805년 조정철은 복직되고 1811년
조정철은 제주목사로 부임하여 자신을 살리고 사망한 홍윤애 무덤을
단장하고 시비를 세웠다. 1940년 이 일대에 학교가 들어서면서 북제주군
애월읍 유수암리로 이장하였다.
2) 원악도 - 제주도 3) 해로성 - 상여가 나갈 때 부르는 구슬픈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