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우(感雨)
- 여강 최재효
옆 사람 손을 살며시 잡아보네
차가운 빗물은 내 정수리를 파고 들어
천길 몸속 깊이 스며드는데
아아, 말할 수 없는 희열(喜悅)이여
갈수(渴水) 때 뜨거운 몸부림
감수(甘水)에 흠뻑 젖은 꿈결
빗속을 쉼 없이 나는 비익조(比翼鳥)
산천은 하늘에 탄복하고
폭염으로 심사가 뒤틀린 사람들
마왕 같은 뇌우(雷雨)에 감격해 하네
뜨거워진 빗물이
내 온몸을 휘휘 돌고 빠져나갈 때
나는 곁에 있는 옥수(玉手)를 꼭 쥐었다
한 쌍의 새는 밤새 비에 젖어 허공을 날아야 했고...
- 창작일 : 2017.7.4. [03:00]
[주] 옥수 - 섬섬옥수의 준말.
섬섬옥수는 여인의 곱고 아름다운 손을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