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가득한 남동
온기 가득한 南洞
- 여강 최재효
오호라, 乙未 해는 작별 없이 떠나가고
千江을 건너 萬山을 넘어서
첫날밤을 맞는 낭군님처럼 환희에 찬 모습으로
새님은 붉은 햇살로 당당하게 오셨도다
蒼生은 山河가 서로 조화롭고
비바람 온순한 곳으로 모이게 되나니
앞을 보면 황해의 蒼波가 출렁이고
뒤에 소래산과 藥山이 추임새를 먹이누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찾아 볼 수 없고
고개를 숙여도 千萬世 고운 인연만 있으니
발걸음 멈추고 한 세월 뿌리를 내리면
그 곳이 바로 나와 혈육이 뼈를 묻을 곳이로세
馬韓의 유구한 역사가 살아서 꿈틀대고
백제 始母의 첫발자국이 새겨진 아늑한 터전
그 동안 어두웠던 소문 사라지고 맑은 소식 쌓였으니
어찌 이 창창한 대지에 薰風이 불지 않으리
새롭게 白紙를 한 장씩 받은 남동 사람들은
지난해 미완의 그림은 말끔히 지워버리고
한 살 나이를 더 얻었으니 삼백 육십오일 새 생명으로
착하고 순박한 수채화를 그리며 올 한해를 살 일이다
- 창작일 : 2015.12.30. 01:00
[주] 백제의 시모 - 소서노(召西弩)를 가리킴. BC19년 경 소서노는 아들 온조(溫祚)와
함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재 소래포구로 들어와 백제 건국의
기틀을 마련하고 위례(현, 하남시) 지역으로 전진하여 십제(十濟)를
세움. 이 십제가 나중에 백제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