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사에 들다(1)
금산사에 들다(1)
- 여강 최재효
무슨 인연으로 모악산母岳山으로 향하는가
백만금 준다한들 한걸음을 옮길까
달빛 타고 들리는 산짐승 우는 소리에
부처는 풍경風磬 흔들어 화답하네
취해야 살 수 있느니
사람답게 살려면 가끔 미쳐야 하느니
아방궁에 진수성찬 무의미 하니라
해서, 한동안 정처定處없이 부운浮雲이 되었지
호시절을 생각하면 늘 설렘이었지
가인佳人은 곁에서 웃고
미주美酒는 바다와 같았어라
아아, 고개 넘으니 모든 게 신기루였어라
눈밭 헤치고 산사山寺 찾은 이유는
앙금처럼 남은 춘의春意 때문에
미련한 상사相思 불현듯 일까 걱정했는데
찬바람은 집요하게 눈물을 달라하네
나에게 웃음이 꽃이 되고
울음이 술이 되던 때가 있었지
누가 알았으랴, 견훤甄萱이 유폐된 곳에
내발로 들어와 미륵불에게 지청구 늘어 놓을 줄
- 창작일 : 2015.1.31. 19:00
김제 금산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