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
잠에서 깨어
- 여강 최재효
한줄기 겨울비 소리 들려온다
솜이불 덮고 누워도
한기寒氣가 뼛속에 스며들어
이불 한 채 더 내리고 금사錦紗를 내린다
명리名利에 구속당하고
교언巧言에 속박된 무수한 나날들
십 수년 사이에 부모형제 모두 떠났는데
가솔家率들 마져도 추엽秋葉처럼 흩어져 버렸네
겨우 반백년 지나왔을 뿐인데
뒤돌아보면 안개 자욱한 미로迷路 사이로
어지러운 발자국만 희미할 뿐
깊은 흔적은 보이지 않네
초저녁부터 잡념 지우려
수 백잔 기울이고 잠들었는데
꿈에서 깨고
술에서 깬 후에도 멍하니 하늘만 바라본다
- 창작일 : 2015.1.1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