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그네
겨울 나그네
- 여강 최재효
무심히 지나가는 중년의 하루가
조용히 흐르는 게 아쉬워
길 없는 천지사방을 힘들게 헤매고 다니며
늦은 밤까지 눈바람 맞았어라
행인들 모습에 나의 옛 흔적 들어 있고
추억 속 지인들 모습도 있어
한참 넋을 잃고 바라보는데
무슨 연유인지 한숨만 나왔어라
사람들은 봄볕에 졸린 병아리처럼
정신 놓고 있는 나를 보고
한가하다고 부러워하겠지만
푸른 하늘 흰 구름 보다 자유롭지 못해라
눈 감으면 거친 세월이 파도 처럼 밀려 왔다
꿈결처럼 소리 없이 사라지는데
눈 뜨면 어제와 달리
등짐이 자꾸 무거워지는 이유를 알 수 없네
- 창작일 : 2014.12.27.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