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1)
봄날은 간다(1)
- 여강 최재효
어디서 무르익은 봄을 즐길 수 있을까
천지 사방에 꽃향기 가득하고
말갛게 술은 익어가는데
올봄에도 풍문風聞은 없는 듯 하네
오늘이 한번 지나가면 그만이라
명춘明春도 크게 기대하지 않으리
깊이 취하여 옛일 잊으려하여도
동구洞口 밖 개짖는 소리에 애간장 다 녹는다
꽃이 피어도 무심히 바라만 보고
꽃잎이 바람에 날려도 눈물 조차 나오지 않네
만인萬人에게 꽃이 피고 지는 때 있으니
바람아, 너만은 속타는 이 마음 알고 있겠지
내일이면 꽃은 시들어 떨어질 테고
아름다운 언약言約 점점 희미해 지니
허전한 이 마음 가눌 길 없어
공연히 가는 봄 붙잡고 지청구하리
- 창작일 : 2014.4.1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