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도
- 여강 최재효
어머니 평생 허상虛像,
이 불초不肖 낳으시고
텅 빈 가슴에 눈물과 탄식으로 빚은 응어리만
태산 만큼 담고 계시네
이 그림자 사람은 네발부터 병마病魔와 어울리더니
어느새 초로初老되고
금의환향은 부운浮雲되어 사라진 듯 한데
이제 누구에게 엎드려 용서를 빌까
삼천대천 떠돌던 외로운 유령에게
고귀한 인간 생명 주신 하해 같은 은혜
아, 서산에 해는 기울어 가는데
어떻게 티끌만큼이라도 갚을 수 있을꼬
고왔던 춘삼월 새색시 간데없고
하얀 병상病床에 눈물빛 젖은 앙상한 모성母性
먼 훗날, 피안彼岸에 다시 뵙거든
무지개 꽃가마 태워드리리이다
- 창작일 : 2013.10.31. 05:00
부천 성모병원 중환자실 어머님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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