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야2
정야靜夜2
- 여강 최재효
오른쪽 살쩍 이지러진 휴월虧月
찬서리 뿌려 계수나무 적시고
암운暗雲 속으로 사라지는데
타관 땅 나그네 마음 둘 곳 몰라 하네
별무리도 서천西天으로 흐르건만
객인客人 위해 잠시도 머물지 않아
공연히 밤거리를 헤매다
함께했던 주루酒樓에서 혼자 애끓네
세상에 나와 지난 일에
몇 번이나 상심傷心하였는가
간밤에 언뜻 청조靑鳥 보았는데
어느 길로 발걸음 이어질지 모르겠네
남풍南風은 어디서 불어오는가
목련 가지마다 촘촘히 맺힌
꽃망울 기지개 준비하는데
안타까워라, 흉중에 얼음덩이 있어라
차가운 밤 사방에 이웃 없고
한가한 거처에 상사相思 가득한데
희미한 등불아래
반백半白의 나그네 맥없이 졸고 있네
[주] 靜夜(고용할 정, 밤 야) / 虧 - 이지러질 휴
/ 청조 - 임의 소식을 전해주는 새
살쩍 - 관자놀이와 귀 사이 난 털, 귀밑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