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5
겨울밤 5
- 여강 최재효
빈곤한 겨울밤을 홀로 읊조리네
등불 아래 여인旅人
길고 긴 사념思念 끝날 줄 모르는데
계수나무 아래 옥토끼 숨을 죽이네
기러기 떠난 차가운 하늘 공허하고
멀리서 개는 공연히 짖어대는데
밤의 성색性色 몽롱하니
운중雲中 달빛 향기 한층 짙어지네
밤마다 빌어보는 귀거래사歸去來辭
점점 엷어지는 지난 날 염문艶聞
망망대해 고기 잡는 가난한 오늘 어부
빈 배로 돌아갈 포구 어디인가
겨울 시름에 사방이 적막하고
월객月客은 밤새 한 사람만 비추는데
남지南枝 끝에 꽃눈
서리에 젖어 바르르 떨고 있네
희미하고 가벼운 족적足跡 부끄러워
꽃피는 날이 와도
두문불출杜門不出 잔을 잡아야 할 텐데
백수白首로 누구와 더불어 취해볼까
- 창작일 : 2013.01.28. 23:00